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 온, 오프 할 것 없이 매우 인기라고 합니다. 사실 교보에서 이 책을 첨 봤을땐 정유정이라는 이름도 생소했고 무엇보다 그땐 빅픽처나, 위험한관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같은 외국 소설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사실 제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우연히 이 책을 자료실에서 보고는 일단 빌려놨다가 (보관만 하고 있었죠.. 몇날 며칠을 ㅋㅋ) 읽을 책이 다 떨어져 눈이 궁금해 하던 차에 서랍에 쳐박혀 있는 소설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첫 문장부터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이다.흡입력 진짜.. 쵝오입니다.

근래에 읽은 책 중에 정말 최고라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사실 사무실이 엄청 바쁜데도 불구하고 눈치봐 가며 책을 읽다가 덮다가를 반복하다가,,다 읽고 일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책을 읽기로 결정합니다. 그냥 덮고 일하기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 말이죠..

이 소설은 정유정 작가가 7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소설은 첫 구절부터 강렬합니다.

'세령호'라는 호수를 낀 마을, 음산하고 신비로운 물속 세계. 우발적으로 소녀를 죽이고 죄책감에 미쳐가는 한 사내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극을 벌이는 남자의 대결이 놀라운 속도로 펼쳐집니다. 전남 순천의 주암댐이 이 소설의 배경이되었다고 하네요

이 소설엔 유독 "만약에"이란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만약 세령호에 가지 않았다면..
만약 무면허만 아니었다면,
만약, 조금더 빨리 혹은 조금더 늦게 그곳을 지났더라면..
만약이 불러온 건 후회뿐...

만약에... 라는 가정
현재에서 과거의 어느것 하나를 절대 바꿀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만약이라는 단어가 주는 그 안타까움과 무게감이 마음을 짓누릅니다.

천명관의 고래처럼,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은 한번쯤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힘 있는 문장, 치밀한 이야기, 생생한 사실감, 그리고, 벼랑 끝에 내몰린 지옥 같은 삶 속에서도 결코 놓지 않는 희망의 끈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소설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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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