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흡입력 하나는 끝내줍니다. 읽으면서도 팍팍 줄어드는 분량때문에 조금이나마 애껴가면서 읽고싶어 괜시리 이 방, 저 방으로 화장실로 들락거리다 결국 그날 밤에 책을 다 보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퇴근 무렵, 이 책을 들고 집으로 들어갈때는 주말을 정말 잼나게 보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었는데...토 일, 할일 없이 빈둥거렸다는 믿지못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암튼 넘 재미있었던 천명관의 소설입니다. 고래 못지않게 흘러넘쳐나오는 폭발적인 스토리텔링이 아마도 이 작가만의 매력인거 같습니다. 사실 고래보다는 훨씬 가볍게, 덜 진지하고 덜 무겁게 조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이 책은 고래의 두께가 좀 부담스러우신 분들에게 먼저 도전하실 것을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우선은 시점이 현대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읽어 내기가 수월합니다.

그러고 보면 미연의 인생엔 '아는 언니'가 참 많이도 등장했다. '아는 언니'의 소개로 취직을 하고 '아는 언니'와 함께 자취를 하다 또 '아는 언니'의 소개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나중엔 '아는 언니'와 동업으로 카페를 차렸으니 '아는 언니'는 미연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빼놓지 않고 등장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연의 '아는 언니'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그 '아는 언니'가 그 때의 그 '아는 언니'인지, 아니면 또 다른 '아는 언니' 인지 늘 헷갈리곤 했다.
그래도 미연이가 '아는 언니'들은 오함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는 동생'이나 나의 인생에 이따금씩 간여하는 '아는 선배'보단 분명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 같다. -본문 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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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