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부당거래를 보고왔습니다.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등 탑 배우들의 열연과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지금까지 영화는 권선징악에서 벗어나질 못했죠. 물론 이 영화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의리와 정직의 표상이라고 여겨졌던 우리의 경찰 최철기는 비리 형사가 되기로 작정한 듯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죽음에 일말의 동정심이 무궁무진하게 샘솟게 만들죠. 마지막 씬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권력을 이용한 부당거래, 그 부당거래를 정당한 거래로 성사시키기 위해 또 다른 희생자를 자꾸 끌어들이게 되고. 결국은 모든 거래가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되지만 영화 부당거래가 주는 반전이나 아이러니함은 좀더 두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이 영화에는 두가지 반전이 나옵니다. 물론 진범을 가지고 생쑈를 한 부분이 그 첫 번째이고 나머지 하나는 최철기가 동생처럼 생각하는 부하직원들에게서 살해당하는 장면입니다.

저는 첫 번째 반전은 이해를 했지만, 사실 부하직원들이 최철기를 살해하는 장면은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를 태연하죠. 신문을 보고, TV를 보면서. 아무렇치도 않은 듯 일을 합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렇게 모든 사건들은 곧 잊혀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앞에선 그렇게 무기력한 것일까요... 아니면 진실이란 그렇게 잔인한 것일까요... 재미난 영화를 보고 왔지만 모든 것이 씁쓸해지는 가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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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