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잠시 감상(?)하고 왔습니다. 서점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 이렇게 많은 책 속에 쌓여있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새로나온 신간, 그리고 오래된 문학전집 다 읽어 보고싶은 욕심이 용솟음(?)칩니다. 자제해야 합니다. ㅋㅋㅋ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꿈의 도시" 가 출간되었네요. 책을 몇 번 집었다 놨다 하면서.. 담에 읽기로 하고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책 공중그네를 낚아채듯 들고 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남쪽으로 튀어, 야구장 습격사건처럼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일들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읽어갈수록 웬지 모를 마음 편안함과 행복함 그리고 웃음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글을 좋아합니다. 

공중그네도 그렇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입니다. 이 책은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편의 소설로 봐도 무방합니다. 

뾰족한 것이 자신을 찌르는 것 같은 강박증에 실달리는 야쿠자,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입스(운동, 골프에서 퍼트를 할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몹시 불안해 하는 증세,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가벼운 경력이 일어나는 증상)에 빠져버린 최고의 야구선수, 소설 소재만 떠올리면 구토증상이 아타나는 여류작가 이들은 자신의 병을 치료받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 어떻게든 이라부의 병원을 찾게됩니다. 그러나, 엽기적인 의사 이라부와 역시나 엽기적인 마유미 간호사를 만나면서 당혹스러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들의 처방은 매번 모두 똑같습니다. "자~ 입다물고 주사부터 한대 맞자구!“
주사놓기를 너무 좋아라해서 환자만 생기면 주사부터 놓고 바늘이 들어가는 장면을 눈을 빤짝거리며 좋아하는 의사 이라부와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상의에 미니스커트만 입고 잡지나 뒤적이며 담배를 피우는 간호사 마유미는 환상의 콤비입니다. 

이 책에서 이라부는 이런말을 합니다. "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은 기득권이야, 저놈을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 거지."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나를 이런 사람이라고 정해놓고 그 틀에만 맞춰서 행동하고 보여주려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심하겠지요. 나를 죽이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 본래의 나를 가려버립니다.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점차 나자신을 압박해 오고 결국 신경정신과를 찾게 되겠지요(이라부 같은 의사 없을까여 ㅋ)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웃은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환자고 누가 의사인지 모를 엽기 의사와 엽기간호사 덕분에 책읽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이 책은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 조금은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면서 가끔 동심도 느끼면서 편하게 살아가는게 정신건강에 그리고 삶의 활력을 주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라부 의사만의 독특한(?)  치료를 한번 받아보심이 어떨까요..생각만 해도 저절로 유쾌해 질 것 같지 않으신가요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