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06:30   머리를 감을 것인가 말 것인가

 

지금 일어날까 더 잘까?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복잡한 연산이 가미된 고민을 해봐야 한다.

머리를 감을 것인가 말 것인가? 머리를 안 감음으로써 절약되는 시간은 지금의 나를 기쁘게 해주지만 약간의 편집증과 대인 기피증 때문에 결국 하루종일 피곤할 것도 같다.

 

그래도 난 안감을란다. 조금 지저분해 보일지라도 하루만 얼굴에 철판좀 깔지머....

 

 

AM 09:00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커피 한 잔이 필요하다. 어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오늘이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나만의 의식을 치르는 동안 나는 새로운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갈 전열을 가다듬는다.

 

그러다 너무 많이 마시게 되는 날..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아랫배의 불쾌감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끊지 못하는 커피만의 매력, 그 중독을 어찌 피할 수 있으랴...

 

PM 12:00   메뉴 정하기

 

"뭐 먹으러 갈까?" 누군가 외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않는다. 서로 누군가가 맛있는 메뉴로 이끌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섣불리 어떤 것을 제안했다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무엇을 먹고싶다'는 아주 사소한 욕망조차 입 밖에 내어놓기가 어렵다.

 

따라서, 항상,, 아무거나를 외치는 사람들,,, 가장 어려운 메뉴가 바로 이 아무거나라는 메뉴인데.. 결국 그냘의 점심 메뉴는 상사의 입맛에 따라 정해지는 이 불편한 진실...

 

AM 12:00   침대에 몸을 누이고

 

침대에 몸을 누이면 반사적으로 '흐음' 소리를 내게 된다. 이 순간의 고단함이 오늘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증거가 되는 것도 같다. 방전된 휴대폰도 충전기에  끼워 넣는다. 세로로 서서 쏟아낸 하루치의 에너지를 가로로 누워 충전하는 이 시간, ,오늘보다 더 찬란한 내일을 꿈꾸며 두 다리를 뻗어 하루를 접는다.

 

 

 

 

 

Posted by 어린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