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학원에서 내어준 수학문제를 풀다가 갑자기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수학문제도 제대로 못풀고,, 나도 천재면 정말 좋을텐데..."

속으로 "노력도 안하면서 천재는 무슨..저렇게 요행만 바라면서 공부 잘하길 바라다니.." 이러지만 저도 내심 어릴적 기억이 나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구든 천재를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때 다른 사람들은 수월하게 하는 일들이 제게는 유독 어렵게 느껴질 때 자괴감에 이런말을 하지요 "나도 천재였으면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닐텐데...."

아마 살리에르도 그런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의 시대에 직접 옆에서 봐온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매일매일 느끼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들었겠지요.

자신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힘들게 힘들게 써내려간 곡들이 모차르트에게는 그냥 히히덕거리고 여자들과 노닥거리면서도 최고의 곡들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난 그때부터 신을 믿지 않았소. 당신의 도구로 그런 오만망자한 녀석을 선택하시고선 나에겐 그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능력 밖에 안 줬기 때문입니다. 그건 부당하며 매정해. 맹세코 당신을 매장시키겠소" 

영화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르가 주인공이지만 살리에르의 눈으로 본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잘 나타내는 영화입니다. 그냥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악상들을 그냥 종이에 음표를 그려내기만 하는 천재와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사람과의 괴리는 사실 엄청날 것입니다.

"신이시여, 주님께선 제게 갈망만 주시고 절 벙어리로 만드셨으니, 왭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만약 제가 음악으로 찬미하길 원치 않으신다면 왜 그런 갈망을 심어 주셨습니까. 갈등을 심으시곤 왜 재능을 주지 않으십니까"
 
재능은 없고 열정만 있는 그리고 노력해도 그 재능에 닿을 수 없는 보통사람과, 자각하지 못하는 재능을 지닌 천재. 결국은 이 영화는 살리에르가 신을 증오하게 되고 모짜르트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스토리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음악은 모차르트의 음악인데요, 특히 마지막에 작곡을 하다 병으로 죽은 모차르트가 다른사람과 함께 무덤도 없이 묻힐때 나오는 음악 진혼곡 : 레퀴엠 중 라크리모사는 이 영화에서의 최대의 백미입니다. 

우상(idol)이라는 것은 희망인 동시에 저주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다다르고 싶은 모델임과 동시에, 결국은 어떻게해서도 도달하지 못하는 절망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살리에르는 겉으로는 모짜르트에 이겼고, 아버지의 죽음으로 병을 얻고 폐인이 된 모짜르트에게 진혼곡을 작곡하도록 독촉하여 그를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천재의 몰락. 하지만 범인에게도 승리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몰락하는 천재의 모습이, 음악을 사랑하는 그에게 있어선 하나의 좌절과 슬픔으로 또 남게됩니다. 결국 살리에르에겐 안식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작품은 1984년에 제작된 영화로, 스토리와 구성,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또한 광기 어린 상당한 명작입니다. 모짜르트역으로 나온 톰 헐스의 방정맞은 웃음소리하며, 살리에르 역의 F. 머레이 에이브라함 연기가 정말 탁월합니다.  제57회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주연(F. 머레이 에이브라함), 각색, 녹음, 의상상 등 8개 부문 수상, 골든 글로브 작품상 수상작입니다. 어제 다운받아 봤는데 영화 화면은 매우 깨끗하고 좋습니다. 강추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