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랫동안(?) 운영해 온 제 블로그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루다가 블로그를 좀더 활성화 시켜 보고자 하는 의지가 그 첫번째고 혼자보다는 여러 님들의 생각과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담아보고자 하는 의도로 팀블로그로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갠적으론 블로그를 하는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블로그가 대세니까 한번 해볼까 하는 맘도 없잔아 있었고 저만의 소소한 일상들을 기록해 보고자 하는 소박한 의미에서 하게 된 것이지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처음엔 적응하는데 좀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댓글도 달아줘야 하고 방문객이 잘 들어오지 않는 날은 무슨 문제가 있지 않나 걱정도 하고, 글도 자주 올려야 하고, 디자인도 한번씩 바꿔줄 필요도 있고, 마치 집안을 새로인 단장하듯이 말입니다. 

블로그에서 제 이미지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제 글에서 철학적(?)이고 세심하고, 진솔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이런 칭찬이 제게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기분은 너무 좋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정말 인것 같습니다. 암튼 저 스스로도 저의 변화된 이런 모습들이 조금 놀랍게도 느껴지지만 이런 가상공간을 통해 저도 알지 못한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저 스스로에 대해서도 성찰의 기회를 선사해 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김씨표류기의 주인공은 사이버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히키코모리(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 밖으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과 그러한 현상 모두를 일컫는 일본의 신조어, 우리말로는 은둔형 외톨이)소녀와 자살 실패로 한강 무인도(밤섬)에 혼자 버려진 외톨이들의 이야기 입니다. 정려원씨와 정재영씨가 출연했고 소재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여자 김씨는 예쁜 여자 사진을 자기 사진인 것처럼 홈피에 올리다가 들통이 나서 악플러들에게 사이버 테러를 당합니다. 사람들이 두려워서 폐쇄된 자기 공간에서만 살아가다가 결국 그 공간에서도 버림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사이버 캐릭터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현실과 사이버 공간 사이를 오가는 일에 혼란과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멋진 아바타를 벗어던지고 현실로 돌아오면 '쓸모없는 찌질이'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상공간을 벗어난 뒤에는 필연적으로 마주쳐야 하는 고단한 현실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가상공간안에서 누렸던 안락함과 우월감은 모두 허상에 불과하고 현실 속의 나는 여전히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능력도 없고, 사회적 지위도 별 볼일 없고, 실수도 많고, 그러다 보니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별 가망 없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가상공간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상했던 아바타처럼 완벽해질 수는 없을지라도 많은 이들이 인터넷 공간안에서 훨씬 진솔해지고 더 강한 공공의식을 가지게 되고, 사색의 힘을 통해 성숙해지고, 도덕적으로도 성숙한 사람으로 서서히 변모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서도 힘을 기르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겠지요.

영화 속 두 김씨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사람과 세상 속으로 다시 발을 딛게 됩니다. 결국 서로에 대한 관심과 위로가 그들을 세상 속으로 다시 나오게 한 것이지요. 저 역시도 저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절 봐주는 님들이 있어 가상 공간이지만 온전히 저를 내보여 줄 자신감이 생긴다면 말이 될른지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